의안제작일기/좋은의안연구실

의안을 처음 착용하신다면

꼼꼼지락꾼 2014. 8. 24. 21:53



의안을 처음 착용하신다면안녕하세요. 꼼꼼지락꾼입니다. 

이번에 포스팅 할 내용은 처음 의안을 착용하실 분들이나, 처음 의안을 착용하신 후에 느끼셨을만한 것들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위의 사진은 커스텀의안의 색상 넣는 과정까지 끝난 상태의 모습입니다.

 

자 그럼 시작 합니다. 

 

이 의안은 일흔이 넘으시도록 의안을 착용하지 않고 생활해 오시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의안을 제작해 착용하시는 분의 의안입니다. 의안을 착용하는 눈은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안구가 위축이 되어있는 상태이고, 백태가 하얗게 눈 전체를 덮은 상태였습니다. 보통 이런 분들은 의안을 착용하신 후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안구 적출 수술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 의안사가 의안의 초본만 잘 만들어 낸다면 의안의 움직임도 좋고, 눈꺼풀도 많이 쳐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의안 제작이 쉽게 넘어가는 법이 없듯이 이 고객님의 경우도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고객님은 오랜 기간 동안 의안 없이 생활해 오셨기에 처음부터 의안을 눈 모양에 맞춰서 크게 제작해 드릴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의안을 착용한 쪽의 눈 모양을 정상적인 눈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 드리면 좋겠지만 처음 의안을 착용하시기 때문에 마음껏 의안을 키워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의안의 크기를 맞춰 드리고 의안 제작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고객님의 적응과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새 구두를 바로 신고 오래 걷다보면 발에 상처가 나듯이 의안도 그렇기 때문입니다. 눈 속의 살은 아시다시피 매우 여리고 예민합니다. 그 속에 처음부터 꽉 맞춰서 의안을 착용하게 되면 처음 얼마동안은 괜찮을 수 있지만 몇 시간만 지나도 눈이 아프게 되고, 눈이 아프면 아무리 의안이 보기 좋게 맞아도 착용이 불가능해 집니다. 그런 상황을 방지하고자 보기도 좋고, 눈에도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의안을 맞춰 드리는 것입니다.

이 적응기간(사람에 따라 그 기간은 다 다릅니다)이 지나게 되면 급격하게 눈 속이 늘어나게 되면서 처음보다 눈이 작게 뜨이게 되는데요. 이때 다시 의안실에 방문해 의안을 교정하는 과정을 거치면 더욱 보기 좋게 의안을 착용 할 수 있습니다.

 

 

처음 의안을 착용 하시는 분들은 의안을 착용하시면 달라진 본인의 모습을 보고 더 좋아지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하지만 조금만 참으시면 더 편하게 착용하면서, 눈에도 더 잘 맞는 의안을 착용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항상 의안이 잘 맞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하루 온 종일 심혈을 기울여 의안 제작에 몰두해서 대충 맞는 의안이 되게 하고 싶진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잘 맞는 의안을 착용하시고 만족하는 고객님의 모습을 보는 것은 언제나 저에게 소름 돋게 하는 감동과 희열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소름 돋는 희열을 항상 느끼고 사는 저를 보면 정말 의안사가 천직인듯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위의 사진은 같은 구도에서 조건을 조금씩 달리해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사진 정말 어렵네요. 의안에 집중하다가 같은 사진을 수십장씩 찍어대지만 제가 의도하는 그림이 나올 때가 많지 않아서 이것도 신경이 무척 쓰이네요.

 

아! 그리고 이번 포스팅에 사진이 한가지 밖에 없는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제가 의안 제작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착용 사진만 찍고 완성된 전체 사진은 못 찍을 때가 종종 생깁니다. 이번 포스팅도 그런 경우지요. 하지만 처음 고객님이 처음 오셨을 때와 새로 제작한 의안을 착용한 후의 사진은 잊지 않고 촬영을 합니다.

왜냐하면 (이번 포스팅의 내용과는 무관한 내용이긴 하지만...) 저는 고객분들의 처음과 끝의 모습을 사진으로 꼭 남깁니다. 그리고 각각의 고객 챠트에 모든 과정들을 기록하고 저장해 놓습니다. 

그 이유는 아무리 작은 데이터라도 분명 의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객분들께 좀 더 만족을 줄 수만 있다면 그정도의 수고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것으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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