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텀 초박의안 제작 후기 - 안구 위축이 의안에 미치는 영향 1

안녕하세요. 언제나 꼼꼼한 꼼지락을 추구하고 싶은 의안사 꼼꼼지락꾼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아마도 제가 처음으로 다루는 주제가 될 텐데요. 바로 안구의 위축 형태가 의안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려고 합니다. 대체적으로 안구가 있는 상태에서 의안을 착용하는 분들은 의안만 제대로 잘 만들어 진다면 안구 적출을 한 분들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의안을 착용할 수 있습니다. 눈이 자연스러울 수 있는 조건 중에 아주 중요한 것이 눈꺼풀인데 안구가 있는 분들은 대체적으로 눈꺼풀이 정상 눈과 비슷한 상태가 많기 때문에 자연스러울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종종 있는데요. 이번 고객님이 이런 경우였습니다. 

우선 기존 의안을 착용한 사진을 먼저 보시죠.

위의 사진을 보면 보통의 초박의안을 착용하는 분들에 비해 자연스러움이 많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우선 의안을 착용한 눈이 정상 눈에 비해 너무 크게 벌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자연스러움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리고 사진에 표시한 부분인 의안이 화면상의 눈두덩 왼편 안쪽으로 기울면서 눈동자가 똑바로 보지 못하고 위를 보는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것 또한 자연스러움을 많이 떨어뜨리는 부분입니다. 의안을 착용하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의안 착용자는 눈동자의 초점을 아주 예민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위의 사진과 같은 상황이라면 아주 많은 고민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기존 의안이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의안 뒤에 있는 안구의 위축된 형태가 의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그림을 보시죠.

의안이 눈 속에 들어 갔을때 눈동자가 정면을 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만족해야 하는데요. 그 중에서 눈동자의 기울기가 있습니다. 정상 눈의 기울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눈동자가 정면을 보는 방향과 거의 수직이 되어야 어색하지 않게 정면을 보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안의 뒷면과 안구가 닿는 부분의 기울기가 중요한데요. 의안이 두꺼운 경우에는 의안 뒷면의 기울기와는 크게 상관없이 눈동자의 기울기를 조금씩 조절하지만 의안이 얇은 경우에는 그게 쉽지 않게 됩니다. 의안이 얇으면 눈동자를 의안의 형태와 다르게 기울일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없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눈동자를 인위적으로 기울여서 맞춰줘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눈이 좀 더 벌어지게 되는 단점이 있죠.

그래서 안구가 있는 의안착용자들이 전부 자연스러울수가 없는 것입니다. 안구가 위축이 되면서 어느 부위가 더 많이 들어가고, 윗눈꺼풀을 어떻게 끌고 들어가느냐에 따라 자연스러움에서 많은 차이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은 안구를 적출한 경우에도 해당이 되는데요. 의안을 착용하면서, 혹은 수술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면서 눈두덩쪽이 너무 깊이 들어가게 되면 의안은 자연스럽게 뒤로 기울면서 눈동자가 정면을 볼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자연스러움은 눈꺼풀도 중요하지만 의안과 눈 속이 닿는 부분의 조건도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적출을 한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의안의 두께가 적출하지 않고 착용하는 의안에 비해 두껍기 때문에 의안이 뒤로 심하게 넘어가지 않는 이상 어느 정도는 정면을 볼 수 있게 기술적으로 교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난이도면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고객님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눈이 정상 눈에 비해 크게 벌어지는 것과 눈동자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눈이 벌어지는 방향으로 의안을 제작해서는 안되는 것이었죠. 눈동자의 초점과 눈이 벌어지지 않게 하는 방식이 완전히 상반되는 진퇴양난의 상태였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을 아주 자세하게 진행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상반되는 2개의 조건이 서로 조화롭게 보완되며 작용할 수 있도록 의안의 형태를 잡는 것이 이번 의안 제작의 핵심이 되는 상황인데요. 정말 쉽지 않죠. 그래서 시뮬레이션의 시간도 길어지고, 관찰하고 고민하는 시간도 길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고객님과 여러가지 의안의 변화에 따른 모습을 함께 관찰하며 제한적인 범위 안에서 고객님이 좀 더 원하는 방향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조건이 좋을수록 의안을 착용 했을 때 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의안은 눈 속에서 고정된 것이 아닌 점막에 둘러 쌓여 외적인 힘에 의해 쉽게 움직일 수밖에 없죠. 그렇기 때문에 의안을 착용하는 분들의 각기 다른 조건들 중에서 의안으로 극복이 가능한 것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것들도 무척 많습니다. 저는 그런 부분들도 조금이라도 극복을 하기 위해 자세히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되지 않는 부분들은 왜 되지 않을 수밖에 없는지 고객님에게 직접 보여드려 확인을 시켜드리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고객님들도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은 이해를 하시게 되죠. 그리고 이해를 하시게 되면 의안의 제작 방향을 정확하게 정할 수 있게 되고 좀 더 자연스러울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이번 고객님도 자세한 시뮬레이션과 직접 확인하고, 설명을 들으시면서 지금의 상태를 이해하시게 되었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좀 더 자연스러울 수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상태에서는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셨기 때문에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좀 더 원하는 방향으로 의안의 형태를 정할 수 있었죠.

우선 기존에 착용하던 의안 사진을 보시죠.

비교할 의안이 없다보니 그냥 문제없는 의안으로 보입니다.

그럼 새로 제작하는 의안을 보시죠. 의안의 형태가 완성되고 착색이 거의 마무리 된 상태의 의안입니다.

이렇게 의안만 따로 봐서는 비교가 어렵죠? 이번 포스팅은 이 두 의안의 큰 차이 중에서 두께만 이야기 하고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는데요. 바로 사진을 보시죠.

사진의 왼쪽이 새로 제작한 의안, 오른쪽이 기존에 착용하던 의안입니다. 제가 제작한 의안을 착용하게 되면 기존 의안을 착용한 것보다 눈이 벌어지는 크기가 많이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바로 의안의 두께 차이가 큰 몫을 한 것이죠. 

이렇게 보면 기존 의안의 큰 문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두께가 고객님의 안구가 위축된 공간보다 훨씬 두꺼웠다는 것이죠. 그래서 정상 눈에 비해 훨씬 크게 떠지는 상황이 된 것이죠. 그리고 기존 의안은 눈 속에 정확하게 맞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위축된 안구와 적절하게 밀착된 것이 아니고 좀 떠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실제 의안도 두꺼운 상태에서 착용을 하게 되면 훨씬 더 두꺼워지는 효과를 주게 된 것이죠. 이번 포스팅의 의안은 두께에서는 목적을 어느 정도 이루면서도 뒤로 넘어가버리는 의안의 눈동자도 기존 의안보다는 정면을 바라봐야 했습니다. 그 어느 것도 전부 만족시키는것은 안타깝지만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기존의안보다는 좀 더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죠. 기존 의안에서 미흡한 것들을 하나하나 보완해 가면 그것들이 합쳐지면서 분명 조금은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기존 의안과의 또 다른 차이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럼 이번 포스팅은 이쯤에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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